이름 : 노을 
제목 : 분노를 힘의 원천으로 삼는 헐크하지만 브루스는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혀서,자신의 기억 일부를 스스로 지워버리게 되고 만다.이후,감마 폭탄의 실험 때에 과다한 감마선에 누출된 브루스는 밤만 되면 회색의 괴물 헐크가 되어서 폭력과 파괴를 일삼고 다닌다.그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순수한 분노가 그를 강력한 괴물로 바꾸게 된 것이다.
이후 회색의 괴물 ‘헐크’를 인정하지 않고 그를 지우려고 하는 브루스와,밤만 되면 필요할 때마다 각성,변신하여 힘을 사용하려는 또 하나의 브루스=헐크가 서로 충돌하며 배너 박사의 인생을 바꿔나가게 된다.
처음 변신 했을 때의 파괴 때문에 군대와 정부 기관에 쫓기게 된 헐크=브루스인데 후에 여러 악당들,특히 U-포즈를 물리친 공로가 인정되어 대통령에게 사면을 받아 공식적 슈퍼 히어로가 되었음에도 그 스스로의 자책감 때문에 방랑을 계속하여 이차원이나 다른 행성에도 가게 된다.
기본적인 헐크의 변신이나 줄거리,배너 박사의 이름에 관한 설정 등이 원작 만화,TV시리즈,영화 모두가 미묘하게 다른데,영화판에서는 TV판의 이름인 데이비드 배너를 아버지로 설정해서 종래와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일단 영화나 TV 시리즈나,원작 만화의 헐크와는 좀 다르게 보다 존재론적인 고찰이 심각해진 편이라서,심약한 브루스가 분노에 의해서 강렬한 파워를 사용하며 억눌린 감정을 마구 해소하는 만화판의 강렬함보다는,우수에 찬 슬픈 분위기가 TV와 영화판의 중심이 되고 있다.헐크는 그 분노도나 ‘힘’을 사용하는 정도에 따라서,자신의 의식이 남기도 하고 그렇지도 않은데,처음 디자인 되었을 때는 밤이 되면 브루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타나는 회색 괴물이었지만,나중에는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외부로부터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 점점 자신 내면에서 그 분노가 박차 올라 멋대로 녹색 괴물로 변신해 버리게 된다.그리고,배너 박사의 그 유명한 명대사 “나를 화나게 하지 마시오”도 따라 붙게 된다.
그리고,그 분노의 측면 때문에 헐크 때에는 이성이 약해져서,악당들에게 세뇌나 최면 등을 당해 다른 히어로와 싸우도록 이용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다.그래서 여러 히어로 조직(어벤저스,판테온 등)에 가입하기도 하지만,곧 조직에서 벗어나 방랑하는 생활을 계속하게 된다.완전히 분노에 사로잡힌 헐크의 모습일때는 정말로 몇 십Km를 가뿐히 뛰고 산을 뽑을 만한 괴력도 발휘하는 데,이럴 때엔 배너 박사의 기억도 의식도 없어지지만,이런 상태에서도 기본적으로 자신이 누구고 하는 정도로 어린 아이 수준의 정신은 남아 있는 모양.나중에 브루스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한 마음이 분리되어 사악한 ‘데블 헐크’가 나타나게 되어,초기 디자인인 회색 헐크와 그 후의 디자인인 녹색 헐크의 대결이 이루어지지만 결국은 어느 쪽이던 브루스 자신의 내면이란 것을 인정하고,외부의 도움으로 인해 두 헐크는 다시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하지만,아직 브루스 자신에게 이중적인 이면이 있는 한 그에겐 안식은 없다.그는 끝없이 자신의 이중성에 고뇌하며 방황해야 한다.마지막으로 베티는 원작에선 결국 죽는다.
이 TV 시리즈 헐크의 TV영화판 <헐크의 재판The Trial of The Incredible Hulk>에 마블의 다른 히어로인 토르와 데어데블이 찬조 출연한 적이 있고,토르 출연 에피소드는 국내에서도 방송을 했다고 하는데,필자는 유감스럽게도 그 부분은 본 기억이 없다(본 사람의 말에 따르면 토르가 무지 촌스럽다고 한다).TV 시리즈는 예산문제 때문에 헐크의 만화적인 모습과 괴력을 살리기 좀 애매한 면이 있어서,대신 보다 드라마에 충실하였으며,배너 박사 역을 맡은 빌 빅스비가 존재론적인 고뇌를 잘 연기해서 그 점은 꽤 인상이 깊었다.TV 시리즈는 본 편 중간에 변신한 헐크가 보디빌딩 대회장에 난입하는 장면도 있었으니,헐크 역의 배우가 보디빌더 선수였던 루 페리그노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꽤 깨는 장면일 것이다.
TV판의 이미지가 강했던 탓인지,이안 감독의 그 ‘날아다니는’ 원작의 헐크의 이미지가 국내에선 좀 안 맞았던 모양인데,미국 쪽에서도 ‘헐크를 보러 갔더니 슈렉을 해주더라’는 농담도 하곤 있지만,개인적으론 헐크가 슈렉이라면 제니퍼 코넬리가 맡은 베티가 ‘쉬-헐크(원작에서 브루스 배너의 사촌 여동생인 제니퍼 월터스가 악당 때문에 심하게 다쳐서 브루스가 자신의 피로 긴급 수혈을 했었는데,이 때 브루스의 피가 이미 감마선에 노출되어있던 터라,이 피 속에 섞여있던 감마선의 영향으로 제니퍼가 쉬-헐크가 되고 만다.)’가 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되받아주고 싶다.물론 각색과 비약이 심한 영화판 <헐크>에 불만을 갖는 사람도 있겠지만,개인적으론 새로운 TV 시리즈의 도입부 파일롯 에피소드로 봐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그 자체로도 충분한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돌아온 아버지와 다시 한번 붙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드라마이고,그 자체가 앞으로도 헐크의 트라우마로 남는 전개는 만화와도 다른 독특한 맛을 주리라 생각한다.만화적인 상상력으로 소위 말하는 신화급 원형의 고전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이미 <와호장룡>이나 <동방불패> 같은 것도 봐놓고서 양키 무협지의 주인공이 붕붕 날아다니는 게 어색하다면 그건 좀 어불성설 아닌가.영화 속에서 신나게 헐크의 힘과 파워를 즐기지만,그 안에서 브루스가 저러면 안 되는데 싶은 이성에 대한 공감이 있으면 충분히 헐크의 본질에 접근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아,여담이지만 영화판에서 가장 만화처럼 죽는 바보 글렌 탈벗은 원작에서는 꽤 뒤에 까지 살아 남아 헐크를 잡으려는 용병단을 조직하기도 한다.명색이 군인(?)인 탓이다.
<헐크>는 이후에 ‘세상에 대한 분노’를 무기로 삼는 많은 수의 다크 히어로 계통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그 영향을 가장 극렬하게 잘 보여주는 영화는 샘 레이미의 <다크맨>이다.원작 만화가 없이 영화로만 만들어진 작품이라(영화가 만들어진 뒤 90년도와 93년도에 마블에서 각각 3회짜리와 6회짜리 이슈의 다크맨 코믹북을 출시했다) 조금 애매한 위치이긴 한데,<다크맨> 그 자체는 헐크의 가장 성공적인 변형이며,영화 자체도 여러 히어로 물 영화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수작이다.<스파이더맨>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다크맨도 꼭 찾아서 한번 봐두도록 하자.출시판 비디오의 ‘주인공 페이튼의 명대사 번역’은 필자 같은 사람의 가슴을 쥐어뜯을 정도다.
“다양한 삶의 방법을 배우는 중이지.”
다크맨(페이튼)의 두 번째 명대사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레이션으로 나오는데,역시 명대사라고 할 만큼 멋지다.
“I’m Everyone, But no One. I’m Everywhere, But no Where. Call me, Darkman...(나는 모든 사람이지만,아무도 아니다.나는 어디에도 있지만,아무데도 없다.나를,다크맨이라고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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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힘의 원천으로 삼는 헐크
